[번 호] 1003 / 1151 [등록일] 99년 02월 15일 00:03 Page : 1 / 9
[등록자] 틴이 [이 름] 틴이 [조 회] 932 건
[제 목] [사용기] SK텔레텍 스카이 SKY IM-700
───────────────────────────────────────
SKY IM-700(이하 SKY)을 구입한지 약 이틀이 지났습니다.
고작 이틀 사용해보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온당치 않지만
SKY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감히 사용기를
올립니다.
SKY를 처음 건네받았을 때의 느낌은 일단 "가볍다" 였습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SCH-350과 비교했을 때의 느낌입니다만, SKY는 80g대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폰을 쓰시는 분들은 모두 가볍다는 생각을 하실겁니다.
디자인은 제가 그쪽에 감각이 좀 떨어지는 편이라 어떻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 SKY를 본 친구들이 한결같이 "이정도면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재질은 약해보였으며 실제로도 ABS는 충격에 약하고 색상이 잘 벗겨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대신 가볍고 변형이 자유롭고 다양한 색상을 착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패키지를 열어보고 느낀 점은 일단 푸짐하다는 것입니다.
폰, 충전기, 배터리 두개, 핸드폰줄, 폰케이스, 리모콘, 리모콘용 수은전지,
리모콘 벨트클립, 리모콘줄, 이어마이크, 배터리 케이스, 사용설명서 등 박스
크기에 비해 무척 많은 것들이 들어있었습니다.
특히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배터리 케이스를 보며 '별게 다 있군' 하는 생각과
별 쓸모가 없으리라 느껴졌지만, 잘 생각해보니 ABS재질을 사용하는 만큼
배터리의 색이 벗겨지거나 흠집이 나는 것을 방지하려면 배터리를 휴대할 때는
케이스에 넣는게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핸드폰케이스도 마찬가지구요.
이 부분에서 SK텔레텍이 처녀작을 내보내며 무척 신경을 썼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능들은 모두 알고계시듯이 국내의 폰중에서 가장 막강합니다. 새로 단말기
시장에 뛰어들며 기존 사용자들이 불편을 느꼈거나 혹은 바래왔던 기능을 대부분
채택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LCD의 그래픽 화면은 예전의 문자만 표시되는 단말기들에 비해 무척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애니콜 폴더와 비교해보면 더 화질이 떨어지고
거칠어 보입니다. 하지만 애니콜 폴더는 폴더의 특성상 LCD창의 크기가 더 크고
가격이 SKY에 비해 훨씬 비싸다는 점까지 고려해본다면 크게 흠 잡을 일은
아닌 듯 합니다.
통화음질은 맑고 뚜렷하게 잘 들렸습니다만 그리 깨끗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뚜렷하게 들리는 것과 깨끗하다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죠. 하지만 이런 부분은
단말기보다도 기지국과의 거리나 채널 등의 요소에 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아마 기지국과 인접한 곳에서 통화를 한다면 어느 단말기나 깨끗하게 잘 들릴
것이고, 전파가 도달하기 힘들거나 약한 곳에서 통화를 한다면 어느 단말기나
잘 안들리기 마련입니다. 제가 통화를 몇 번 해본곳은 집인데 011이 썩 잘터지는
장소는 아닙니다. 이 부분은 실제로 많이 돌아다니면서 통화를 해봐야 정확하게
평가를 내릴 수 있겠죠.
리모콘 기능은 무척 편리한 기능입니다. 전화가 오거나, 아니면 리모콘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게 되면 진동을 합니다. 현재 사용자들에 의해 오동작이 많이
보고되고 있고, 메뉴얼에서도 약한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장애물이나 전파간섭,
EMI 등에 의해 오동작을 할 수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오동작을
경험하지 못했고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한글입력 기능은 제가 다른 기종의 한글 입력을 경험해보지 못해 정확하게 평가
할 수는 없지만(예전쓰던 SCH-350은 영문 전용입니다) 잠깐 친구의 애니콜 폴더
의 천지인 한글을 사용해본 느낌과 비교해본다면 천지인보다는 불편하지만
어느정도 쓸만했습니다. 대충 LCD에 표시되는 자모를 숫자키를 이용해 선택하는
방식이고, 한글/영문대소문자/특수기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부는 그룹의 개념을 도입해 사람들의 연락처를 그룹을 분리해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 그룹을 이용하면 검색도 훨씬 간단해집니다. 예전 SCH-350
을 쓸때는 1~10은 친구, 11~20은 친척 이런 식으로 제 나름대로 번호별로 그룹을
나눠 관리했었는데 무척이나 불편했습니다. 그룹간의 이동도 자유롭게 가능하고
또 비밀그룹이라는게 있는데 이 그룹을 보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또
휴대폰의 통화기록에도 남지 않습니다. 애인 몰래 여자친구들의 전화번호를
관리하시려는 분들께 무척 유리할 듯 합니다. ^^;
SKY는 011전용 단말기답게 011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무척 편리하게 구성
되어 있습니다. 그간 여러 회사에서 011 전용 모델을 생산했지만 사실 전용이
아닌 다른 모델들과 별반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SKY를 사용한다면
소리샘, 자동연결, 착신전환, 정보샘, 교통정보, 발신제한 등의 부가서비스를
서비스코드를 외울 필요없이 단말기의 버튼 조작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향후 서비스코드가 변경될 것을 대비해 사용자가 서비스코드를 직접 바꿀
수도 있게 해놓았는데 이런 사용자 배려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또 0번을 길게누르면 SK텔링크의 국제전화 식별코드인 00700이 자동으로 먼저
뜨는데 국제전화를 많이 이용하시는 분께는 편리할 듯 합니다. 그런데 이
00700 역시 자신이 선호하는 번호(001, 002 등)로 임의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점에서 SK텔레텍에 대해 무척 호감이 가더군요. 아마 제가 SK텔레텍의
직원으로서 SKY를 설계했다면 국제전화 식별코드 단축다이얼은 바꾸지 못하게
해뒀을겁니다. ^^; 또 이걸 응용하면 국제전화뿐만 아니라 자주거는 다른 이통
서비스나 지역의 코드를 입력시켜둬 0번을 단축다이얼로 활용할 수 있겠죠.
자동응답기능은 SKY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중 하나입니다. 비싼 통화요금
들여가며 소리샘에 접속해 음성사서함을 확인할 필요없이 바로 단말기에 녹음된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응답메세지는 기본적으로 011의 소리샘 서비스
멘트와 비슷한 여자 목소리로 일반, 운전중, 회의중 이렇게 세가지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또 자신이 녹음해놓을 수도 있구요. 총 4분 10초간 녹음할 수 있고,
메세지 당 최대 30초가 가능하니 8개 이상의 메세지를 녹음할 수 있겠죠. 또
간단하게나마 휴대용 녹음기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무척 편리합니다. 이제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받아적으려고 급하게 메모지와 볼펜을 찾을 필요가 없으니
말입니다. 녹음음질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사용하기에는 불편이 없습니다.
그러나 간혹 녹음중 기능키가 먹지않아 반드시 플립을 열었다 닫아야만 중지시킬
수 있는 현상이 보입니다. 아직 통화중에는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통화중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녹음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플립을 닫으면 통화가 끊기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아마 SK텔레텍에서도 이 버그를 리포트
받으면 즉시 개선하리라 생각됩니다. (버그니까요...)
배터리시간은 현재로서는 만족할만 합니다. 슬림형의 경우 메뉴얼에서는 90분
연속통화와 30~45시간 연속대기라고 나와있습니다. 제가 경험하기로는 약 24시간
정도 갔었는데, 처음 휴대폰을 사서 이것저것 테스트도 하고 전화도 걸어보고
받고, 게임도 해보는 등 무척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고려했을때 무척 오래간
것이라 판단됩니다. 예전의 SCH-350은 배터리와 비교해보면 크기나 무게면에서
비교가 안되는 작은 배터리가 그런 위력을 보여주는게 놀랍기만 합니다.
스카이에는 슬림형과 표준형 배터리가 기본제공되는데 표준형 배터리도 무게나
크기가 슬림형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생활패턴으로는 슬림형
하나만으로도 충분할 듯 합니다. 참고로 메뉴얼 상으로 표준형 배터리의 대기/
사용시간은 120분/50~60시간 입니다.
게임은 네가지가 두더쥐, 문패트롤, 삼트리스, 퍼즐 이렇게 네종류가 들어
있습니다. 제한된 크기의 LCD영역에서 플레이를 하는 만큼 모두 간단간단한
게임들입니다. 두더쥐는 보통 오락실의 두더쥐게임처럼 두더쥐가 머리를 내밀면
맞추는 게임인데 숫자키를 이용합니다. 문패트롤은 자동차를 조정해 장애물을
뛰어넘기도 하고 총알을 쏘아 맞추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게임입니다.
삼트리스는 테트리스와 매우 유사한 게임으로 보통 테스트리스가 4개의 블럭으로
구성되는데 반해 세개의 블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퍼즐게임은 숫자나 그림을
순서대로 맞추는 게임인데 사용자가 그림을 넣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데이터
케이블이 있어야겠죠) 모두 간단하게 잠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게임들이라
생각됩니다. 어차피 휴대폰이 게임기는 아니니까요.
SKY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부정확한 안테나 표시입니다. LCD창의 안테나 표시가
대부분 가득 차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화가 잘 안될때가 있습니다.
이때 SCH-350의 안테나표시를 보면 안테나가 거의 떠있지 않지만, SKY의 안테나는
가득 차 있습니다.(저희 집에서는 011의 전파가 좀 불안한 편입니다) SKY는
안테나 표시를 어떤식으로 계산해서 표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SCH-350은 비교적 정확한 안테나 표시를 보여줬습니다.
또 애니콜은 모든 기종이 FCN(기능)-8을 이용해 실제 수치로 감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SKY에는 그런 기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전화가 되는건지
안되는건지 걸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고, 자칫 중요한 전화라도 기다릴 때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이 점은 분명히 보완되어야 할 것입니다.
(혹시 SKY 수신감도 보는법 알고계신 분은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 이어마이크를 사용할때 이어마이크의 버튼을 이용해 음성다이얼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무척 편리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재 이어마이크의 버튼은 SEND와
END 버튼 역할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음성으로 다이얼하려면 설정사항에 따라
반드시 플립을 열거나 '지움'버튼을 길게 눌러야만 합니다. 플립을 열면 음성
다이얼을 사용할 수 있게 설정해뒀을 경우에는 이어마이크 버튼을 이용해 음성
다이얼을 할 수 있었더라면 더욱 편리하게 이어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혹시 소프트웨어 수정으로 가능한 문제라면 SK
텔레텍에서도 고려해볼만한 문제입니다.
한가지 의아한 점은 SKY는 퀄컴칩을 사용하지 않은 걸로 알고있는데, 분명히
뒷면에는 "DIGITAL BY QUALCOMM"이라는 로고가 붙어있고, 메뉴얼의 뒷면에도
퀄컴의 라이센스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나중에 SK텔레텍 홈페이지가 개설되면
그쪽 담당자에게 물어봐야 겠습니다.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보자면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긴하지만 장점들이 대부분
커버할 수 있는, 전체적으로 우수한 단말기라고 판단됩니다. 또 사소한 것이지만
사용자들을 위한 여러가지 배려들이 곳곳에 숨어있어 단말기 프로그램을 설계한
사람의 철학이 궁금해지기까지 하더군요. 보다 자세한 평가는 장시간 사용해봐야
내릴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대만족이며 별 다섯개중에 네개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적했었던 문제점이 모두 개선된다면 별을 하나 더 주겠습니다.
참고로 SKY를 제외한 다른 단말기들을 제가 평가한다면 1~3개의 별이 주어질
것입니다.
한가지 밝혀드릴 것은 제 개인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실제 구입하실때는 제 글만
보고 결정을 내리지 마시고 보다 다양한 사용자분들의 의견을 들어보신 후
판단을 내리시기 바랍니다.